AI 없이 글 쓰는 사람이 더 ‘진짜 작가’일까?

이제 누구나 AI의 도움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렇다면 AI 없이 쓰는 사람만이 진짜 작가일까요? 이 글에서는 AI 시대에 달라진 작가의 정체성과, 진짜 글쓰기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AI 와 글쓰기

도구가 바뀐다고 작가의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펜과 종이가 작가의 전부였다.그 후 워드프로세서가 등장했고, 이어 스마트폰 메모장, 구글 문서, 음성 입력, 그리고 지금은 ChatGPT 같은 AI 도구까지…글쓰기의 도구는 끊임없이 변해왔습니다.하지만 한 가지는 바뀌지 않았습니다.‘왜 쓰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라는 작가의 의도와 정신입니다.그렇다면 AI 없이 글을 쓰는 사람만이 진짜 작가일까요?도구가 더 편리해졌다고 해서, 그 글이 ‘진짜’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이 질문은 마치 붓글씨 대신 컴퓨터로 쓴 시가 진짜 시가 아니냐고 묻는 것과도 같습니다.작가의 본질은 어떤 도구를 쓰느냐가 아니라, 어떤 언어와 세계를 품고 있느냐에 있습니다.AI는 확실히 글쓰기를 빠르고 편리하게 도와주는 도구입니다.특히 자료조사, 문장 구조 정리, 표현 다듬기 등에서 유용하죠.하지만 그것이 곧 ‘작가가 아니다’라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건 기계적인 사고입니다.연장을 바꿨다고 목수의 솜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오히려 오늘날 작가는 도구가 많아진 만큼 더 많은 선택과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AI가 만들어주는 초안을 그대로 쓸 수도 있고,그 안에서 의미를 추출해 자신만의 언어로 바꿔낼 수도 있습니다.둘 중 어떤 길을 택하느냐는 전적으로 작가의 몫이며,바로 그 선택에서 작가다움이 드러나는 것입니다.결국 ‘진짜 작가’란 도구의 유무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자신의 목소리로 말하고자 하는 사람이, 진짜 작가입니다.그리고 그 목소리를 세상에 가장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 AI를 쓴다고 해서 그의 정체성은 결코 훼손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AI 없이 쓰는 글이 더 ‘기계적’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AI 없이 쓴 글이 오히려 더 ‘기계적’이고 비인간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점점 더 목격하고 있습니다.왜일까요?많은 사람들이 ‘AI 없이’ 쓴다고 해서 그것이 곧 진정성 있는 글이라고 착각합니다.하지만 진짜 문제는 어떻게 썼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쓰고 있는가입니다.AI 없이도 복붙한 듯한 글, 형식적인 문장, 익숙한 구조만을 반복하는 콘텐츠는 인간이 썼지만 기계보다도 더 기계적인 글일 수 있습니다.반대로 AI의 도움을 받았더라도,그 글 속에 삶에서 길어올린 감정과 철학, 진심 어린 표현이 있다면그것은 훨씬 더 인간적인 글이 됩니다.AI는 잘 정리된 표현은 해줄 수 있지만,‘이 문장을 쓰기까지 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모릅니다.그것을 결정하는 건 언제나 작가입니다.즉, AI를 쓰든 안 쓰든, 중요한 건 작가의 판단과 개입, 감정의 밀도입니다.그리고 지금은 오히려 AI가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기에,작가는 더 많은 기준과 해석, 비판적 사고를 동원해야 합니다.AI가 뱉어내는 문장을 ‘검열 없이 수용’하는 사람은 작가가 아닙니다.AI의 제안을 편집하고 거르고, 필요하면 반박하며 쓸 수 있어야 진짜 작가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더 ‘작가다운’가요?AI 없이 단순 반복 문장을 쓰는 사람일까요,아니면 AI로부터 1차 아이디어를 받아 더 깊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일까요?진짜 글쓰기란 단지 타이핑하는 행위가 아니라,세상과 나 사이의 거리를 줄이고자 하는 내적인 노력입니다.그걸 해내는 사람이라면, 도구가 무엇이든 그는 작가입니다.

AI 시대, 작가란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가

AI의 등장은 단순히 ‘글을 쓰는 방식’을 바꿔놓은 것이 아닙니다.그보다 더 깊게, ‘작가란 누구인가’에 대한 정의 자체를 다시 묻게 했습니다.이전에는 작가의 조건이 분명했습니다.글을 손으로 쓰고, 오랜 시간 고민하고, 출판을 거쳐야만 ‘작가’라 불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글을 쓰고, 공유하고, 출간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게다가 AI가 문장을 써주고, 제목을 추천하며, 줄거리까지 만들어주는 도구가 생겼습니다.이 변화 속에서, 작가는 기술보다 더 인간적인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그것은 바로 ‘왜 쓰는가에 대한 태도’입니다.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어떤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있는지, 어떤 경험을 통해 그 문장을 쓰게 되었는지,자신만의 맥락을 담을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작가입니다.AI는 수많은 문장을 줄 수 있지만,그 문장을 뽑아낼 이유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습니다.그렇기에 AI를 쓰는 작가는,그 기술을 단순히 ‘글쓰기 대체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철학과 감정을 정리하는 거울처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결국 AI 시대의 진짜 작가는“나는 이 도구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를 끝없이 고민하는 사람입니다.기계처럼 빠르게 콘텐츠를 생산하기보다,인간만의 속도로, 인간만의 언어로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 AI 없이 글을 쓰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진짜 작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오히려 도구가 무엇이든, 그 글에 나의 질문, 감정, 시선이 살아 있느냐가 이 시대 작가의 유일한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