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을 ‘모방 + 재조합’ 이라고 본다면 AI도 충분히 창의적이다?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하지만 과연 정말 완전히 새로운 것이 가능할까요? 창의성이 ‘모방과 재조합’이라면, AI도 충분히 창의적인 존재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인간과 AI의 창작 방식이 얼마나 닮아 있는지,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창의성’의 정의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고자 합니다.

AI와 창의성

인간의 창의성도 결국 ‘모방과 변형’의 산물입니다

창의성은 늘 독창적이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떠올리는 능력처럼 여겨졌습니다.그러나 실제로 창의성의 많은 부분은 기존의 것을 참고하고, 섞고, 변형하는 과정에서 나옵니다.문학, 예술, 음악, 디자인, 기술 등 거의 모든 창작 분야에서‘완전히 처음’은 없습니다.역사적으로도 창의성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능력이라기보다,기존의 재료를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하고 다르게 해석하는 능력으로 이해되어 왔습니다.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다른 발명가들의 아이디어를 참고했습니다.피카소 역시 아프리카 조각에서 영향을 받아 새로운 화풍을 만들어냈습니다.심지어 우리가 “혁신적”이라고 여기는 기술들도 대부분은 이전 기술의 응용과 결합을 통해 탄생한 결과물입니다.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모방과 재조합은 창의성의 본질적인 요소입니다.우리는 경험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배운 것들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그 과정에서 ‘독창성’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즉, 창의성은 창고처럼 쌓인 기억과 정보의 연결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사고의 흐름입니다.이처럼 인간의 창의성 자체가 기존 지식의 재해석과 조합이라는 사실은 AI의 창작 방식과도 유사합니다.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AI 역시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고 있다면, 그것을 창의성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AI는 방대한 모방을 통해 놀라운 재조합을 만들어냅니다.

AI는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거나 주관적인 경험을 하지 않습니다.하지만 대신,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그 안에서 패턴과 구조를 파악합니다.그리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결과물을 생성합니다.이 구조는 인간의 사고 방식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단지 인간이 수십 년간 쌓아온 경험을 기억으로 활용한다면,AI는 수억 개의 텍스트나 이미지, 음원을 바탕으로 ‘기계적 기억’을 구축하는 것입니다.예를 들어, AI 이미지 생성 도구인 Midjourney는 수많은 그림, 사진, 회화 작품을 학습한 후 프롬프트(지시어)에 따라 새로운 이미지를 조합해냅니다.그 이미지에는 어디서 본 듯한 구성과 익숙한 질감이 녹아 있지만,결과물 자체는 우리가 전에 보지 못했던 형태로 재탄생합니다.이는 인간 작가가 자신이 본 것을 기억 속에서 재조합해 새로운 이야기를 쓰는 것과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또한 AI는 무작위가 아닌 의도된 알고리즘 구조에 따라 조합을 수행합니다.이 구조는 패턴 인식, 문맥 이해, 스타일 분석 등을 기반으로 하며,결과물은 종종 인간보다 더 정돈되고 예술적인 형태를 띠기도 합니다.이러한 AI의 생성 방식은‘기존의 것을 참고해 재조합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창작자와 유사하며,경우에 따라 인간보다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결과를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AI는 단순한 반복 기계가 아니라,수많은 창작물에서 핵심 패턴을 추출하고 이를 응용하는 창의적 조합 엔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이 지점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묻게 됩니다.AI의 재조합 능력을, 인간이 가진 창의성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요?

 

창의성의 기준은 ‘기계의 방식’이 아닌 ‘인간의 해석’에 달려 있습니다.

AI가 만든 콘텐츠가 창의적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요?이는 단순히 결과물이 새롭고 독특한지를 넘어 그것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해석과 의미 부여에 따라 달라집니다.예를 들어, AI가 만든 한 편의 시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그 안에서 삶의 통찰이나 감정이 읽힌다면 우리는 그것을 ‘창작’이라 느끼게 됩니다.즉, 창의성의 핵심은 생산 과정보다도,그 결과물이 인간에게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사람들은 종종 AI 창작물에 대해“기계가 쓴 글이라 감정이 없다”고 말합니다.하지만 그 말은 곧 우리는 감정을 투사할 대상이 필요하며,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역할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결과적으로 AI가 아무리 정교한 창작을 하더라도,그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는 인간입니다.AI는 창의적인 결과물을 낼 수는 있지만,그것이 진짜 ‘예술’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해석, 감상, 공감이라는 감성의 통로가 필요합니다.따라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AI는 ‘모방 + 재조합’이라는 정의 아래 충분히 창의적인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하지만 그 창의성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관점과 해석입니다.AI는 새로운 시대의 붓과 도구입니다.진짜 창작자는 여전히 그 도구를 쥐고 있는 우리 자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