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그림,음악, 글이 점점 더 종교해지면서 사람들은 감탄과 동시에 이런 의문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정말 새로운 창작일까, 아니면 잘 포장된 표절일까?" 이 글에서는 AI 창작 원리와 표절 논란, 그리고 그 사이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새로운 창작 윤리의 기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AI의 창작 원리 – ‘창조’인가, ‘재조합’인가?
AI가 만든 작품이 진짜 창작물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를 논하려면,먼저 AI가 어떻게 창작을 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AI, 특히 생성형 AI는 인간처럼 스스로 상상하거나 감정을 기반으로 무언가를 창조하지는 않습니다.그 대신 기존 데이터를 학습하고, 그 속에서 패턴을 인식해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예를 들어 Midjourney는 수십억 개의 이미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색채, 구도, 스타일 등의 관계를 학습하고,프롬프트에 맞춰 그것들을 ‘재조합’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합니다.ChatGPT도 마찬가지로, 기존 텍스트의 흐름과 구조를 학습한 뒤 확률적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단어를 예측하며 문장을 만들어냅니다. 이렇듯 AI의 창작은 엄밀히 말하면 창조라기보다는 고급화된 '재조합’입니다.이는 인간 창작과도 비슷한 구조를 가집니다.작곡가가 기존 장르를 바탕으로 새로운 곡을 만들고, 작가가 문학적 전통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처럼 인간도 전적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보다는, 기존의 맥락 위에 새로운 해석을 얹는 방식으로 작업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인간은 자신이 무엇을 참고했는지 인지하며, 그에 대해 해석하고 의도를 부여할 수 있지만,AI는 그저 데이터의 흐름을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예측할 뿐이라는 점입니다.이 차이는 창작의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즉, AI의 결과물이 독창적으로 보일 수는 있지만,그 출발점은 기존 창작물의 축적이고, 창작 주체가 인격체가 아니라는 점에서완전한 ‘창조’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AI가 만든 결과물은 철저히 ‘사람의 창작물을 모방하고 응용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AI 결과물에 숨어 있는 ‘표절의 그림자’
AI가 만들어낸 작품을 보면 놀랄 만큼 참신하고 아름답습니다.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기존 창작자들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이는 곧 표절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민감한 지점입니다.예를 들어, 많은 이미지 생성 AI는 학습 데이터로 사용된 이미지 출처를 공개하지 않습니다.수많은 작가들의 그림, 사진, 일러스트가 AI 학습에 사용되었지만 그에 대한 동의도,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이런 상황에서 생성된 이미지가 원작자의 스타일이나 구도를 너무 비슷하게 따를 경우, 표절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실제로 유명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프롬프트에 넣으면 그 작가의 스타일을 거의 완벽하게 흉내 낸 이미지가 출력됩니다.고흐 스타일의 초상화”, “무라마사 풍의 캐릭터 디자인” 같은 요청이 대표적입니다.이 경우, 창작자는 AI가 아니라 해당 작가의 스타일을 학습한 알고리즘이기 때문에 결과물이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텍스트나 음악 분야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합니다.AI가 작성한 블로그 글이 특정 작가의 문장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혹은 AI 작곡이 기존 곡의 코드 진행이나 멜로디를 과도하게 흡사하게 따를 경우무의식적 표절의 위험이 존재합니다.더 복잡한 문제는, AI는 자신이 어떤 데이터를 참조했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즉, 창작자가 표절을 피하려고 해도 AI가 학습한 데이터에 이미 표절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면,사용자는 자신도 모르게 저작권 침해에 연루될 수 있습니다.결국 AI의 창작물은 겉보기엔 새롭지만, 실질적으로는 수많은 기존 창작자들의 결과물이 얽혀 있는 복합물입니다.이러한 구조는 지금도 법적, 윤리적 논쟁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고 있으며,표절의 그림자는 AI 창작물에 대한 신뢰를 가리는 주요 변수로 작용합니다.
창조와 표절 사이, 새로운 ‘창작 윤리’가 필요하다.
AI가 만든 결과물이 ‘창조’냐 ‘표절’이냐는 이분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이제 우리는 그 중간에 있는 새로운 창작 윤리의 기준을 고민해야 합니다.첫째, AI 창작물은 반드시 인간의 해석과 개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AI가 만든 결과물이라도, 거기에 인간이 수정을 더하고, 방향을 기획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면그 창작물은 공동 창작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즉, AI를 '붓'이나 '피아노'처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어느 정도 창작자의 지위를 부여할 수 있다는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둘째, AI 학습 데이터의 출처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어떤 작가의 그림이나 음악이 학습에 사용되었다면, 그 정보가 명확히 공개되어야 하고,원작자에게는 이에 대한 동의권과 보상권이 주어져야 합니다.이것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AI 창작은 결국 대규모의 ‘무단 샘플링’에 불과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셋째, 사용자 스스로 AI 결과물의 활용 윤리를 설정해야 하는 시대입니다.법적 기준이 아직 미비한 상황에서, 크리에이터, 기업, 플랫폼 사용자 모두가 자신의 작업이 타인의 창작물을 침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율적인 기준을 갖고 판단해야 합니다.AI가 제공하는 편리함 이면에 ‘어디까지가 나의 창작인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필요합니다.결국 AI는 창작의 새로운 도구이자 동반자입니다.그러나 도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그 결과물이 창조가 될지, 표절이 될지는 전적으로 인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AI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는 AI를 어디까지 책임 있게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윤리적 성찰입니다.